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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강 정보

피임약 권하는 남자친구,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?

by 요니꾸미 2021. 2. 15.

피임약 복용 방법에 관한 이미지

 

지금 제 아이리쉬 남자친구 데이비드를 만나면서 그의 사랑을 의심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. 대부분은 의사소통 문제와 견해 차이 때문이었던 것 같고 피임약 복용 이슈도 그중에 하나였습니다.

 

저희가 사귀기로 한지 한 3개월 정도부터 데이비드는 피임법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어요. 피임약을 복용해 본 적이 있는지, 복용할 마음이 있는지 등 상당히 구체적인 질문들을 했던 것 같아요. 그때 저는 "뭐지 이 남자. 나를 몸 때문에 만나나?"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.

 

안전한 성생활의 준비, 피임

한창 피임관련 이야기를 나눴던 때가 저희가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던 때라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갔는데요. 만날 날이 다가오니 또 자연스럽게 피임약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. 그때 제 머릿 속에 든 생각은 "아 진짜 나랑 섹스하는데 정신이 팔려있구나, 이 남자" 하면서 짜증이 났어요. 그리고 최대한 이 이야기를 피하려고만 했었습니다.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니 오히려 이 주제에 대해 가볍게 다가가는 것이 아닌 깊은 책임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습니다. 피임에 대해 걱정하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 "섹스를 하기 위한 변명"이라기보다는 "안전한 성생활을 즐기기 위한 준비"라고 생각하더라고요. 그리고 이 부분은 제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라 조금 더 진지하게 논의해보게 되었어요.

 

피임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

이전에 제가 만났던 한국인 남자친구는 제게 피임약을 권한 이유가 본인의 쾌락과 만족이었어요. 물론 강요를 한 것은 아니에요. 저 또한 피임약 부작용이 걱정되어 무턱대고 먹지 않았습니다. 지금보다 더 나이가 어렸을 때는 피임과 피임약에 대해 저도 모르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. 약국에 사러 갈때면 괜히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요. 하지만 그때와 지금 제일 다른 점은 데이비드를 통해 피임약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. 그 이유는 제가 피임약을 복용하더라고 그는 항상 콘돔을 착용하여 우리의 궁긍적인 목표인 피임에 함께 동참합니다. 이렇게 이중 피임을 함으로서 임신에 대한 염려와 혹시 모를 성병 감염에 대한 걱정도 줄일 수 있는 것 같아요. 그리고 이 믿음은 건강하고 즐거운 연애의 초석이 되는 것 같습니다.

 

건강한 생활의 주체자

이 일련의 사건을 겪고 피임약을 바라보는 저의 관점도 많이 바뀌었습니다. 피임약 복용은 여성이 성생활을 주체적으로 즐기게 해주고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하는 것 같아요. 그래서 치명적인 부작용이 없다면 피임약 복용을 권해드리고 싶어요. 다만 흡연을 하시거나 음주를 즐기신다면 피임약 장기 복용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. 

 

아직도 한국에서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마치 문란한 여자가 되는 것 같고 개방적인 여자가 되는 것 같아 사회적 시선이 걱정될 수 있어요. 하지만 단순히 타임이 나를 바라보는 선입견 때문에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지키지 않는 건 어리석은 행위가 아닐까요? 내 자신을 사랑하는 연애의 시작은 피임이라고 생각합니다.